대부분의 요괴나 귀신들은 이미 있던 설화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현대에 와서 목격담이 쏟아지는 괴물이 있는데요.
심지어 목격자들이 봤다는 외형도 어느정도 흡사합니다.
단체로 최면이라도 걸린걸까요?
그게 아니라면 이 생물은 실존하는 걸까요?
이야기는 부산에서 시작됩니다.
첫번째 이야기입니다.
중학교 시절 해운대에 살았던 A군의 집 주변에는
장산이라는 산이 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가 등산을 좋아했기에
A군도 여러번 가본적이 있었죠.
때는 햇볕이 뜨거운 초여름이었습니다.
일요일 새벽, A군은 여느때처럼 아버지와 함께 산에 올랐죠.
그들이 마고당을 지날 무렵,
뒤에서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빠른 속도로 달려와서
그를 밀치고 지나갔습니다.
다행히 넘어지진 않았지만 어안이 벙벙했죠.
하지만 옆에 있던 아버지는 다른 곳을 보느라
뭐가 지나갔는지 보지 못했습니다.
산행은 계속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지는게 아니겠어요?
A군이 뒤를 돌아보자 저 멀리서
하얀 털옷을 입은 것 같은 사람이 바위뒤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한 여름에 털옷을 입고 산행이라니…
A군은 그저 이상한 사람이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상한 사람이 바위뒤에서 나와 A군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는 깨달았죠.
‘아까 나를 밀치고 간 사람인가?
그런데 가는길이 외길이라 돌아올 수 없었을텐데….’
A군은 갑자기 오싹해졌습니다.
그러는 사이, 그 사람은 A군을 덮치듯
짐승처럼 네 발로 달려왔죠.
엄청나게 빠른 속도였습니다.
A군은 소리를 지르며 두 눈을 질끈 감고 자리에 주저 앉았습니다.
분명 털옷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아예 털 같기도 했고,
무엇보다 무서운건 얼굴이 희미하게,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마치 이목구비가 없었던 것 처럼 말이죠.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1980년대, 부산시 북구에 살던 B군의 초등학교 뒷편에도
커다란 산이 있었는데요.
그가 4학년 2학기를 다닐 무렵의 어느날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안개비가 내려서 쌀쌀해진 아침 조회시간,
준비물을 확인하는데 미처 깜빡한게 생각났죠.
다행히 교문 옆에 있는 매점까지 다녀올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B군은 우산도 쓰지 않은 채 텅빈 운동장을 가로질러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가까스로 준비물을 사서 나오는데,
갑자기 무언가에 이끌리듯 산 중턱으로 시선이 고정되었습니다.
이미 수업 종소리가 울리고 빨리 돌아가야 했지만
정말 이상하게도 눈을 돌릴 수가 없었죠.
그런 B군의 눈에 허연 물체가 들어왔습니다.
B군은 흰 옷을 입은 사람이 산을 오르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속도부터 사람이라기엔 너무도 빨랐죠.
심지어 자세히 보니 두 발이 아니라
네 발로 산을 오르고 있는게 있었습니다.
‘아, 저건 사람이 아니구나…!’
B군의 발은 철벅철벅한 운동장에 잠긴 듯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다시 교실로 돌아갔죠.
그 뒤 시간이 흘러,
그날의 미스터리한 기억은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남았던 B군.
하지만, 그는 인터넷을 들어가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가 본것과 같은 것을 본 사람들이 있었던겁니다.
이야기는 이외에도 많이 있습니다.
사실 이 정체불명의 괴생명체(Cryptid)는
본래 ‘범’ 혹은 와호(臥虎)라고 불려왔습니다.
하지만, 처음 목격된 장소가 해운대구에 있는 장산이기에
‘장산범’이라는 가칭이 붙게 되었죠.
앞서 말씀드린 이야기에서 밝혀진 특징으로는
흰색 털이 온 몸을 덮고 있으며,
멀리서 보면 인간과 비슷하지만 얼굴이 없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사족보행을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외의 다른 목격담들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그 털이 몹시 아름답고,
성격은 흉포하며,
처량한 여자 울음소리를 내어 사람을 홀리기도 하고,
날카로운 이빨이 보인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를 한번에 정리하자면 대략 흰털을 가진 나무늘보의 몸,
인간을 닮았지만 기괴한 얼굴을 가졌다고 할 수 있겠네요.
조금 귀엽게 보면 이쪽과 그 이미지가 흡사하기도 하죠?
게다가 출현하는 조건도 있는데요.
달은 있지만 달빛이 밝지 않고 하늘이 흐린 밤,
산새와 벌레가 울지 않는 스산한 밤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소백산맥 일대에서 서식하기에,
대부분의 목격담이 경상 지역에서 나왔죠.
여러모로 꽤나 구체적이죠?
그런데 재미있는건 이 이야기가 퍼지면서
새롭게 올라온 것들 중에서는
이른바 ‘할머니 피셜’인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민담과 관련해서는 이쪽이 여러모로 신빙성을 주거든요.
그런데, 부산시청에서 채록한 바에 따르면
이 것과 관련된 일체의 설화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실제 고양잇과의 맹수를 보고 착각한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다만 이 생물의 대표적인 출몰지인 장산 일대의 지도를 보시면,
산 주위로 시가지가 빽빽하게 차있는 데다가,
등산객들이 많이 있는 곳이라
이런 생명체가 있기에는 여러모로 부적합한 곳이죠.
참으로 미스터리한 존재가 아닐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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