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설화

    창귀 설화와 호질 - 귀신들린 호랑이, 이거 못 막습니다 [38]

    창귀 설화와 호질 - 귀신들린 호랑이, 이거 못 막습니다 [38]

    범. 지금에야 토종 시베리아 호랑이들이 멸종위기 1급 포유류로 지정되어 야생에는 단 한 마리도 남아있지 않습니다만…. 과거 한반도는 범들이 득실거리기에, 호담국이라 불릴 정도였습니다. 조선시대 당시 범에게 물려 죽은 사람 비율만 해도 지금의 교통사고 사망률보다 높았고, 우스개소리로 한국인이 냄새가 잘 나지 않는 이유는, 냄새 나는 유전자는 범에게 다 물려 죽었기 때문이다, 라는 얘기도 있을 정도죠. 이런 극한의 난이도를 가진 환경 속에서 당연하게도, 호랑이에 죽은 사람들을 일컫는 ‘창귀’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졌는데요.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연암 박지원의 ‘호질’입니다. 과거 조선은 범이 많은 만큼 범을 잡아 먹는 존재들도 많았습니다. 비위(狒胃)와 죽우(竹牛), 박(駮), 오색사자(五色獅子)같이 범을..

    생거진천 사거용인 전설 - 빙의물 이야기가 조선시대부터 이미 있었다? [35]

    생거진천 사거용인 전설 - 빙의물 이야기가 조선시대부터 이미 있었다? [35]

    충청북도 진천군과 경기도 용인시를 가리키는 표현 가운데 ‘생거진천 사거용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인 즉슨, 살아서는 진천이 좋고, 죽고 나서는 용인이 좋다는 말이죠. 이 말이 제법 유명한 탓에 진천군에서는 ‘생거진천’이라는 말을 군의 캐치프라이즈로 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유래에 대한 설화가 전해지고 있는데요. 옛날 진천에는 ‘추천석’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어느날 아내 옆에서 잠이 들었다가, 애절한 통곡 때문에 깨어나게 되었죠. 그런데 일어나보니 아내는 물론 자식들까지 슬프게 울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추천석은 아내에게 “왜 그렇게 우느냐”고 물었지만, 아내는 그의 말을 듣지 못하고 계속 울기만 했죠. 자신들을 두고 왜 먼저 세상을 떠났냐며 목 놓아 우는 아내를 보고서야,..

    까치 설날 사금갑설화 - 까치 까치 설날은 왜 우리 우리 설날보다 먼저일까? [31]

    까치 설날 사금갑설화 - 까치 까치 설날은 왜 우리 우리 설날보다 먼저일까? [31]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1924년 일제 강점기 시절, ‘반달’ 이라는 노래로도 유명한 작곡가 윤극영 선생이 지은 동요입니다. 그런데, 왜 까치 설날은 어저께인걸까요? 우리 설날은 왜 한낮 유해조수인 까치의 설날보다 후순위인걸까요? 설날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유래되었는지 아시나요? ‘설’은 그 해에 첫 번째로 만나는 날이기 때문에, ‘낯설다’ 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정월대보름이 오면 소원을 빌만큼, 긍정적으로 생각해왔죠. 반면, 바로 직전에 소개해드린 짐승, 니엔 기억 나시나요? 중국인들이 새해 첫날을 오히려 공포로 봤던걸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사실입니다. 까치 설날이 어저께인 이유가 많이들 궁금했는지, 매년 설만 되면 이에 대해 다룬 기사가 쏟아지곤 했습니다. 그 내용부터..

    망태기 할아버지 - 말 안듣는 아이들을 납치하는 공포의 존재 [21]

    망태기 할아버지 - 말 안듣는 아이들을 납치하는 공포의 존재 [21]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동서양 가리지 않고 이 말 안듣는 못된 꼬마들은 존재했죠. 그래서 어른들은 한가지 방법을 생각해냅니다. “너 그렇게 말 안들으면 망태기 할아버지가 잡으러 온다!” 하고 말이죠. 이 무시무시한 할아버지는 등에 망태기라는 여름 잇템을 메고 돌아다니다가 말 안듣는 꼬마가 있으면 그곳에 넣고 사라진다고 합니다. 뭐, 그러니까 대략 ‘어린아이만 노리는 인신매매범’이라는 뜻인데요.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아셨다면 아마 김두한으로 빙의해서 죄다 굴복시켰을텐데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런데, 이 악독한 빌런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걸까요? 망태기 할아버지, 혹은 망태 할아버지라고 불리는 이 캐릭터가 창조된 배경에는 여러가지 추측들이 있습니다. 일단 대표적으로는 나..